락토프리 우유, 이제는 기본 선택?
요즘 마트 우유 코너를 보면
'소화가 잘 되는 우유', '락토프리',
'유당 제거' 라는 문구가 가득합니다.
우유뿐 아니라 요거트,
치즈,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전반에서
락토프리 제품이 빠르게 늘고 있죠.
유당불내증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이고,
소화에 부담을 느끼는 일반 소비자도
락토프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락토프리'라는 말
법적으로 정해진 기준이 있는 걸까요?
1. 락토프리란?
락토프리(Lactose Free)란
우유에 포함된 유당(lactose)을
제거하거나 분해하여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든
제품을 의미합니다.
유당은 우유와 유제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이당류 당분으로
일반적으로 우유 100ml당
약 4~5g의 유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의 약 70~80%가
유당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어,
우유를 마시면 복통, 가스, 설사 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락토프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유당을 제거하는 방식은 주로 두 가지입니다:
- 효소 처리 : 락타아제(lactase) 효소로 유당을 분해
- 물리적 분리 : 여과 시스템으로 유당 제거
2. 유독 왜 우리나라 사람만?
사실 유당불내증은 한국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65%는
성인이 되면 유당 분해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의 활성이 감소합니다.
그런데 유럽·북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인종에서 락타아제 활성이
성인기에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현상'으로 간주됩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권에서는
전통적으로 우유를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락타아제를 유지할 필요성이 없었고,
유전적으로도
락타아제 지속 발현(Lactase Persistence)
비율이 낮습니다.
반대로 서유럽 북부나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목축과 유제품 섭취 문화가
발달하면서 락타아제를
성인기까지 유지하는
유전형질이 선택적으로 퍼졌습니다.
즉, 유당불내증은 질병이 아니라
문화적·유전적 유전의 결과인 것이죠.
3. 락토프리 표시 기준
식품공전에는 다음과 같이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 유당분해 우유
원유의 유당을 분해 또는 제거한 것이나,
이에 비나민, 무기질을 강화한 것으로
살균 또는 멸균처리한 것을 말한다. - 유당 1.0% 이하
해외에서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몇몇 국가별
자율적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국(FDA) : Lactose-free : 유당 0.5% 이하/1회섭취량
- 유럽(EFSA) : 제품에 따라 0.01g~0.1g 수준의
유당만 포함되어 있으면 '락토프리'로 간주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비교적 기준이 높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유당 제거' 또는 '락토프리'라고
표시할 수는 있지만,
그 수치나 제거 방법을
반드시 표기해야 하는 의무는 없음 - 소비자가 직접
유당 함량이 0에 가까운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움
한편, 식약처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 대상으로 '우유'를 규정하고 있어,
락토프리 제품도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4. 유사 표현 주의
시중에는 락토프리 외에도
아래와 같은 문구가 혼용되고 있습니다.
- "유당 제거", "락토프리"
일반적으로 동일 의미로 사용되나,
유당 완전 제거 여부는 제품별로 상이 - "소화가 잘 되는 우유"
유당 분해 외에도
단백질 가수분해 또는
열처리, 소화보조 성분 포함을
의미할 수도 있음 - "우유 무첨가"
유당 무첨가라는 의미는 아님
식물성 대체유인 경우도 있음
같은 락토프리 제품이라도,
표현 방식에 따라 유당 함량과
처리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5. 시중 제품 비교
- 예시 1⃣ : ○○○ 락토프리 우유
효소 분해 방식
유당 0g 명시
성분표에 락타아제 표시 - 예시 2⃣ : △△△ 소화가 잘되는 우유
락토프리 언급 없음
제조공정 설명에 유당 분해 관련 내용 없음 - 예시 3⃣ : ◇◇◇ 플랜트 베이스드 밀크
'우유 무첨가' 문구 사용
아몬드유지만 우유 대체 이미지 사용 → 락토프리와 무관
이처럼 패키지 문구만 보고는
실제 유당 제거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6. 소비자 체크리스트
-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 "락토프리" 표시 + 유당 함량 수치 + 락타아제 처리 여부 확인 - 단순히 소화를 위해 선택한다면?
→ 성분표 내 유당 함량 또는 소화 보조 성분 존재 여부 체크 - 식물성 대체유라면?
→ 유당 무관 제품인지 확인,
우유 알레르기와는 별개로 판단 필요
결국, ‘락토프리’라는 말 한 줄로
모든 정보를 담을 수 없습니다.
내 몸에 맞는 우유를 고르려면
단순히 락토프리라는 문구만 믿기보다,
유당 함량 수치, 분해 방식,
알레르기 유발 성분 여부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식품을 선택할 때 중요한 건 ‘표시’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보’입니다.
📌 출처
식품공전
식품 알레르기 표시 가이드라인
한국영양학회 자료
ThinkFood, 식품저널 뉴스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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