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중량 85g? 고기 45g? 괄호 속 숫자가 말해주는 것
식품 포장지를 보다 보면 ‘총중량 120g(건더기 20g)’, ‘총 150g(고기 60g)’처럼 괄호 안에 들어간 숫자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보충 설명 같지만, 실제로는 제품 구성과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정보일 수 있습니다.
총 내용량만 확인하고 구매했다가 ‘건더기 거의 없네?’, ‘소스만 가득하네?’ 하고 실망하신 적 있나요? 이런 실망은 바로 괄호 속 숫자를 간과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총중량’과 괄호 안 ‘성분량’의 차이를 통해, 소비자가 진짜 주목해야 할 표시 정보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숫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봅니다.
1. 괄호 안에 숨겨진 정보, 소비자에게는 실질적 힌트
대부분의 제품 전면(주표시면)에는 '총 내용량'만 표시되며, 괄호 안에 기재된 구성 성분 정보는 후면 정보표시면에 별도로 명시됩니다. 이는 식품 표시 기준상 총량은 필수 표시 항목이지만, 세부 구성 성분은 제조사 자율에 따라 표기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전면 숫자만 보고 판단할 경우, 실제 주성분 구성과 기대치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뒷면 확인 습관이 중요합니다. 요즘 HMR(가정간편식)이나 컵밥, 전자레인지 조리식 제품을 보면 "총중량 85g(고기 45g)" 또는 "총 120g(건더기 20g)"과 같은 표기가 흔히 등장합니다. 괄호 안에 표시된 숫자, 이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이 숫자는 단순한 부가정보가 아니라,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주재료를 섭취하는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식품표시기준상 의무는 아니지만,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과 신뢰 확보를 위해 제조사가 임의로 표기하는 '강조 정보'에 해당합니다. 예컨대 ‘총중량’은 밥, 소스, 토핑 등 모든 구성의 합이지만, 괄호 속의 ‘고기 45g’은 소비자가 가장 기대하는 성분인 단백질 공급원을 콕 짚어 강조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표기는 특히 고기류, 해물, 건더기, 알갱이(콘, 완두콩 등), 원재료 강조용 소스 등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총중량은 많은데 건더기는 얼마 없어 실망’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정보 제공을 하겠다는 취지죠.
2. 왜 특정 성분만 따로 표기할까?
제조사는 괄호 안 숫자를 통해 자사의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질적 우위를 가진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를 갖습니다. 예컨대 ‘고기 함량 45g’이라고 적혀 있다면, 소비자는 다른 제품의 평균 고기 함량보다 많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고급 재료를 아낌없이 넣었다는 인상을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표기는 오히려 소비자에게 비교 기준 없이 과도한 기대를 안겨줄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기 45g이라고 표기된 제품을 구입했는데, 고기가 전부 잘게 다져져 있고, 실제로는 덩어리로 씹히는 느낌이 없을 수 있습니다. 즉, ‘양은 많지만 만족감은 떨어지는’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괄호 표기를 통해 소비자의 오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총중량 120g(소스 70g)’이라고 적힌 경우는, 밥은 적고 소스가 많은 구조를 사전에 알려줌으로써 구매 후 불만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죠. 이처럼 괄호 속 숫자는 소비자 기대치를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괄호 안 성분 표기가 없을 경우, ‘왜 안 적었지?’, ‘고기 양이 적어서 숨긴 건 아닐까?’라는 의심을 살 수도 있어 표기 여부 자체가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총중량 120g(소스 70g)’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실제 밥과 건더기는 50g 뿐일 수 있고, ‘총중량 150g(고기 60g)’이라면 풍부한 건더기 중심 구성일 수 있습니다. 동일한 총량이라도 어떤 구성 성분을 강조했느냐에 따라 만족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3. 괄호 안 숫자를 제대로 읽는 3가지 팁
① 전체 중 얼마나 차지하는지 백분율로 계산해보기: 예를 들어 총중량 200g 중 고기 50g이면 25%입니다. 주재료가 이 비율 이상이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② 고기인지 소스인지, 무엇을 기준으로 표시한 것인지 따져보기: 동일한 50g이어도 고기인지, 소스인지, 토핑인지에 따라 만족감이 달라집니다.
③ 같은 총량이라도 괄호 안 주성분이 다르면 제품 가치가 달라진다: 120g 제품 중 ‘고기 60g’ vs ‘고기 30g’이라면, 가격이 같을 경우 전자가 훨씬 유리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괄호 안 숫자는 단순한 부가 정보가 아니라, 소비자의 실질적인 구매 만족도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입니다. ‘총’이라는 숫자에만 집중하지 말고, 괄호 안의 진짜 정보를 읽어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4년 8월 식품표시광고정책과 정책 방향을 통해, 강조표시 성분의 기준 명확화 및 소비자 오인 방지를 위한 표시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제도 개선을 통해 괄호 안 숫자의 기준이 더욱 명확히 설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참고자료 및 출처
-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지 1] 세부표시기준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표시 해설서 (2024 개정판)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표시광고정책과 정책자료 (2024.8.9)
- ThinkFood 기사: “포장지 속 괄호표시, 소비자 기만인가 투명한 안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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